여기 오시려면 아무래도 중급의 음악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요구됩니다. 지금까지 거의 다루지 않은 종교음악이나, 바르톡 등의 현대음악도 들어야겠지요? 그리고 이제는 음계의 구성재료(조성, 선법, 12음 기법, 배분법외)에 대해서도 조금씩 신경을 쓰면 더욱 좋으실 것입니다. 리듬이 어떤 구실을 하는가에 대해서도 매우 재미있는 실례가 많습니다.
1) 상급(하)
주로 구조에 관한 것이고, 가끔 음색의 요소도 있습니다. 특히 현대음악에서는 음색은 리듬과 강약만큼이나 중요하게 취급됩니다.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3번(현악합주의 쫓고 쫓기는 카논)
골드베르크 변주곡(수학적인 변주의 구조, 다양한 카논)
음악의 헌정(다양한 카논, 트리오 소나타)
마태수난곡, 요한 수난곡(수난곡의 구조와 음악)
바르톡: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현대적인 음색과 2,4악장의 유머)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2악장의 장송 행진곡, 4악장의 특이한 변주의 구성)
교향곡 7번(리듬의 역할)
첼로 소나타 4번 C장조(밝은 음색미)
비제: 교향곡 1번 C장조(밝은 음색미)
브람스: 피아노 5중주곡 f단조(피아노와 현 4중주의 음색)
피아노 3중주곡 3번 c단조(압축된 구성)
브루크너: 교향곡 7번 E장조(브루크너 교향곡의 개성적 구조)
쇼송: 피아노, 바이얼린, 현악 4중주를 위한 협주곡(실내 협주곡)
쇼팽: 마주르카(폴란드 무곡의 리듬), 폴로네즈(일정한 리듬)
쿠프랭: 쳄발로 작품집(표제적인 요소)
드보르작: 피아노 3중주 5번 e단조 '둠키'(민속음악의 요소)
프랑크: 전주곡, 코랄과 푸가(피아노의 관현악적 음향)
헨델: 콘체르토 그로소
말러: 교향곡 1번
멘델스존: 오라토리오 '엘리야'
모차르트: 현악 5중주 3번 C장조, 4번 g단조(현 5중주의 내성)
레퀴엠 d단조 K 626
세레나데 10번 B플랫장조 '그란 파르티타'(관악 합주)
오페라 '마술피리' 전곡, '후궁에서의 도주'전곡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협주곡 3번 C장조 (현대적인 조성처리)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 '토스카', '나비부인' 전곡
퍼셀: 샤콘느
라벨: 소나티네(작은 규모에서 다룬 소나타 형식)
레스피기: 교향시 '로마의 축제'(대관현악의 음색)
쇤베르크: 정화된 밤(현악 6중주의 음향)
슈베르트: 교향곡 9번(서정적인 음악에 의한 큰 구성)
피아노 소나타 21번 B플랫장조
슈만: 환상곡 C장조(환상곡의 구성적 요소)
피아노 5중주 E플랫장조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d단조(말러와 비슷한 요소)
전주곡과 푸가(피아노)
시벨리우스: 교향곡 7번 C장조(단일악장, 절묘한 유기적인 구성)
스메타나: 교향시 '나의 조국' 전 6곡(연작 교향시)
현악 4중주곡 1번 e단조 '나의 생애에서'(자전적인 음악)
리하르트 스트라우스: 교향시 '돈 환', '영웅의 생애'(서술적인 묘사)
스트라빈스키: 발레음악 '봄의 제전'(거친 음악)
발레음악 '병사의 이야기'(재즈의 요소)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3악장의 피치카토, 관의 음색)
텔레만: 식탁음악(실용음악의 성격, 바로크 양식)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일 트로바토레', '라 트라비아타' 전곡
바그너: '탄호이저', '로엔그린' 전곡
베버: 오페라 '마탄의 사수'
2) 상급(중)
이제 조성(tonality)에 대해서 신경을 쓰고 음악을 들어봅시다. 조성은 매우 중요한데, 곡상을 표현하는 경우 조성은 매우 큰 역할을 합니다. 조를 바꾼다는 것 (조바꿈, modulation)은 곡의 느낌도 달라짐을 의미하지요. 현대 음악이나 옛날 음악들은 조성 대신에 선법(modality)이나, 온음음계(온음만으로 구성된 음계, whole-tone scale), 12음 기법(twelve-tone method)으로 음악을 만들기도 하지만, 일반 애호가들에게는 주로 조성이 접할 기회가 많을 것입니다.
바흐: 푸가의 기법(절묘한 가지각색의 푸가의 쓰임)
환상곡과 푸가 g단조 BWV 542(환상곡의 자유로운 조바꿈)
무반주 첼로 모음곡 3번 C장조 (통일된 조성, 무곡)
바르톡: 현과 타악기, 첼레스타를 위한 음악(대단히 범위가 확장된 애매한 음악) 피아노
협주곡 3번 (조성이 현저한 현대음악)
현악 4중주 1-6번 (지극히 다양한 현의 주법, 배분법)
베토벤: 피아노 변주곡 F장조, 작품번호 34번 (변주마다 다른 조를 썼다) 오페라 '피델리오'
피아노 소나타 31번(끝악장의 레시타티보)
첼로 소나타 5번 D장조(2악장의 고요히 퍼져나가는 음향)
벨리니: 오페라 '노르마'(심리묘사)
베르크: 오페라 '보쩨크'(무조음악, 예리한 극적인 다채로운 표현)
블로흐: 광시곡 '셀로모'(확대된 조성, 유태적인 분위기)
보로딘: 교향곡 2번 b단조(이례적인 각 악장의 조성)
브람스: 클라리넷 5중주곡 b단조(2악장의 분위기, 자주 바뀌는 조)
교향곡 3번 F장조(1악장 1주제의 조성의 흔들림)
피아노 소품집 작품번호 118(피아노의 넓은 음향, 분위기)
브루크너: 교향곡 8번 c단조(폭넓은 조바꿈)
캉뜰루브: 오베르뉴의 노래(성악곡, 민요풍의 노래)
카스텔누오보 테데스코: 기타 협주곡(조성이 애매함)
쇼팽: 전주곡집 2번(훌륭한 조바꿈), 24번(격렬한 원격조성)
폴로네즈 7번 '환상 폴로네즈'(조바꿈의 방법)
코플랜드: 발레조곡 '로데오'(비화성음, 교묘히 비틀어진 조성)
드뷔시: 연습곡집(이상한 화성)
전주곡집 2권-1번(오른손과 왼손의 화성의 차이)
3권(하바네라), 6번(F장조를 중심으로 유동하는 기괴한 화성붙임)
전주곡집 1권-1번(5도의 병행진행), 2번(온음음계와 5음음계)
5번(5음음계), 10번(현저한 5도 병행, 선법)
뒤파르크: 가곡집-여행에 초대함, 전생등(절묘한 화성)
드보르작: 교향곡 8번 G장조
팔랴: 스페인 정원의 밤(피아노 독주와 관현악)
발레음악 '삼각모자'(스페인 분위기)
포레: 가곡집(아름다운 분위기, 서정적인 화음)
레퀴엠
프랑크: 교향곡 d단조(순환형식의 응용)
거쉰: 오페라 '포기와 베스'(미국 민속 오페라-포크송)
글라주노프: 바이얼린 협주곡 a단조(민속악기를 흉내낸 독주)
하이든: 오라토리오 '천지창조'
힌데미트: 혼 협주곡(개념이 바뀐 조성)
홀스트: 행성(조성,선법등 다양한 음계 사용)
댕디: 프랑스 산 사람의 노래에 의한 교향곡(프랑스 민요의 선율)
하차투리안: 발레음악 '스파르타쿠스', '가야네'(아르메니아 음악)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1,2번 (단일악장, 재미있는 구성)
말러: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가곡)
무소르그스키: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사실적인 음악)
가곡집 '죽음의 노래와 춤'(러시아어의 낭송)
오르프: 카르미나 부라나, 카툴리 카르미나
페르골레지: 스타바트 마테르
뿔랑: 가곡집외
라벨: 스페인 광시곡(스페인 분위기), 모음곡 '거울'(선법의 활용)
생상: 피아노 협주곡 4번 c단조(단일악장 협주곡)
사티: 피아노 작품집(기묘한 피아노의 음향)
쇤베르크: 미친 피에로(무조음악, 환상적인 음악의 흐름)
관현악을 위한 변주곡, 작품번호 31번 (12음 기법)
슈베르트: '지옥의 영혼들' D 583(대담하기 이를데 없는 조바꿈)
'젊은 수녀' D 828(감정에 따라 계속 변하는 조성)
교향곡 8번 b단조 '미완성'(2악장의 아름다운 조바꿈)
방랑자 환상곡(주제동기의 유기적인 구성법)
슈만: 교향곡 4번 d단조(단일동기의 순환적인 사용법)
연가곡집 '시인의 사랑'(가사와 음악의 취급방법)
스크리아빈: 피아노 소나타 5-10번 (무조에 가까운 애매한 조성)
쇼스타코비치: 현악 4중주곡 (전 15곡)
리하르트 스트라우스: 교향시 '죽음과 정화'(표제에 따른 음악의 진전)
오페라 '엘렉트라'(전위적인 화성)
바그너: 악극 '트리스탄과 이졸데'(절묘한 반음계의 사용)
악극 '니벨룽겐의 반지' (교향적인 음악의 구조, 시도동기)
베베른: 가곡집, 교향곡외(12음 기법, 지극히 압축된 곡의 구성)
볼프: '뫼리케 가곡집'(응축된 음악 구조, 대담한 조성)
3) 상급(상)
자, 이제 여기까지 오신 분들이라면 무엇을 추천해 드려야할 지 모르겠네요. 여기는 그냥 공란으로 남겨두겠습니다. 여기까지 오신분들이라면, 음악 감상을 하는 데 있어서 자신만의 고유하고 독특한 감상세계가 어느정도 구축되리라 여겨집니다. 따라서 여기는 그냥 공란으로 남겨두겠습니다. 이제 충분히 혼자서 찾아서 들으실 수 있겠지요? 무엇보다 자신의 노력이 선행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곳 고전음악 연구회는 음악을 좋아하고, 관심있는 사람들과의 모임이기 때문에, 모임(on-게시판 활동, off-정감, 번개 등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시고, 음악을 알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큰 수확을 얻으실 수 있으리라 장담합니다.-저도 개인적으로 바로 이곳을 통해서 많이 배웠으니까요.
음악을 사랑하는 다양한 분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서, 저의 좁은 세계가 많이 넓어지고, 제 자신만의 음악감상 세계도 조금씩 자리잡아 가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교회음악과 바로크 시대의 음악, 바로크 이전의 고음악과 초기음악에 대해서 관심이 많고, 알고자 합니다. 그리고 물론 다른 음악도 많이 알고 싶지만, 위에서 보신 바와 같이 음악의 세계는 정말로 방대하기만 합니다. 목록만 봐도 아찔하지 않으세요? 언제 이 많은 음악들을 다 들을 수 있을까하는...
무엇인가에 관심을 갖고 사랑한다고 한다면, 그저 가만히 앉아서 편안한 자세로만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진정한 애호가의 태도로는 조금 부족하다고 여겨집니다. 다소 힘들고 버겁더라도, 적극적으로 부딪히고, 자신의 많은 것들을 투자하고, 다가가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정말 좋아한다면 이 과정까지도 온전한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요.
음악이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왜 우리는 음악을 들을까요?
제게 있어서 음악은 '위안'을 주는 것입니다. 그 어떤 예술장르도 음악만큼 탁월하게 우리의 영혼을 달래준다고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음악을 들으면, 늘 혼자여도 충만합니다. 그렇다고, 음악은 나를 타인과 고립시켜,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들게 하는 독단과 아집을 강하게 만드는 그런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와 타인을 깊이 있게 연결시켜 모든이의 영혼을 하나로 묶여줍니다. '열린 마음에로의 지향'- 그 가운데 반드시 음악이라는 매개체가 존재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입니다.
제가 처음 고전음악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아름다운 한 영상물 때문이기도 합니다.- 반드시 그것때문은 아니였지만, 가장 큰 영향력을 끼쳤지요.
중학생때였던 것으로 기억하는 데, 그 영화에 대해서 모든 기억들이 가물가물 하지만 제목만큼은 확실히 기억나네요.- '흑과 백의 연가' 교회의 소년 합창단 혹은 파리나무 십자가 합창단이나, 빈 소년 합창단 처럼 백인의 변성기전의 소년들로 구성된 합창단에 관한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그 백인 소년 합창단 아이들과 대비되어서 합창단 아이들의 구두를 닦아주고, 무대 청소 등의 잡일을 하는 흑인 소년- 특별히 음악을 배우지는 않았지만 음악성이 아주 뛰어난.. 그리고, 다른 그 어떤 언어가 아니라, 바로 음악으로 합창단의 한 백인소년과 흑인소년은 우정을 쌓아나가게 되고, 영화에 후반부에 가서는 이 흑인 소년도 백인 소년 합창단원들과 함께 노래를 하게 되지요.
음악으로써 모든 것을 초월하고 온전히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모습이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네요. 어떻게 보면 스토리가 다소 진부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어린아이들의 거리낌 없는 순수한 마음과 영화 중간중간에 나오는 아름다운 미성의 음악과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모습은 작지만 큰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 영화 중간에 합창단 아이들이 연습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보이 소프라노가 독창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 음악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전 몇날 며칠을 그 음악 멜로디에 사로잡혀, 그 멜로디가 가슴속에서 계속 울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음악을 찾기 위해, 틈만나면 클래식 음악 방송을 틀어놓고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음악이 좋아지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됐지요.- 그리고 나중에 그 음악은 슈베르트의 세레나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음악...위안을 주고, 깨어있고, 열려있게 하며, 그것은 온전한 하나와 조화로의 일치를 가능하게 하는 우리에게 주어진 귀중한 선물입니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23번 f 단조 작품 57 '열정소나타'
(Beethoven, Piano Sonata No.23 in F minor, Op.57 'Appassionata' )
- Friedrich Gulda, piano– 1, 2, 3, 악장, 연속듣기